[보호수 기록 #34] 나무를 타는 사람들이 말하는 한국 노거수 이야기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길가에 든든하게 서 있는 커다란 나무들에 자꾸 눈이 가더라고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수백 년을 버텨온 저 노거수들을 외국 전문가들이 보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래서 제가 좀 파봤습니다. 바로 '아보리스트(Arborist)'라고 불리는 나무 관리 전문가들의 시선 말이에요.

사실 아보리스트라는 직업 자체가 우리에겐 좀 생소할 수도 있어요. 그냥 나무 전지하시는 분들 아냐? 싶겠지만, 이분들은 나무의 생리부터 구조, 역학까지 공부해서 직접 나무 위로 올라가 관리하는 진짜 '나무 의사'이자 '엔지니어' 같은 존재들이거든요. 제가 얼마 전 해외 아보리스트 교육 영상이랑 인터뷰를 몇 개 챙겨봤는데, 한국 나무들을 보는 그들의 시선이 진짜 흥미롭더라고요.


아보리스트가 나무를 보는 진짜 눈

우리는 보통 큰 나무를 보면 "와, 진짜 오래됐나 보다. 영험해 보여."라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아보리스트들은 일단 장비부터 챙깁니다. 그들이 보는 기준은 단순히 '나이'가 아니더라고요. 나무가 얼마나 안전하게 서 있는지, 속이 비어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이 나무가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를 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온 아보리스트들이 한국의 수령 500년 넘은 느티나무나 은행나무를 보면 일단 입부터 떡 벌어집니다. 왜냐고요? 그 정도로 오래된 나무가 마을 한복판에, 사람들과 부대끼며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그들 눈엔 기적 같거든요. 해외에서는 보통 그런 큰 나무들은 숲 깊은 곳에 있거나 아주 넓은 공원에 격리되어 있곤 하니까요. "이건 진짜 반칙이죠, 한국의 시간은 나무랑 같이 흐르나 봐요."라는 반응이 절로 나오는 거죠.


한국 노거수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

해외 전문가들이 꼽는 한국 노거수의 최고 장점은 단연 '공동체 문화'예요. 서구권에서는 나무가 사유지나 공공기물의 개념이 강하다면, 우리나라는 '당산나무'처럼 마을의 수호신 같은 느낌이잖아요?

예전에 경북 쪽 한 마을을 지나가다 본 적이 있는데, 어르신들이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서 수박을 드시고 계시더라고요. 그 장면을 본 해외 아보리스트는 "나무가 마을의 거실 역할을 한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답니다. 수백 년 된 생명체가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모습, 이게 바로 한국 노거수만이 가진 최고의 자연적 가치 아닐까 싶어요. 진짜 크~ 소리 나오는 감성 아닌가요?


그런데 관리는 조금 아쉽다고요?

하지만 칭찬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여기서부터는 좀 뼈아픈 이야기인데, 관리 방식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나더라고요. 해외 아보리스트들이 지적하는 한국 관리의 특징은 한마디로 '사후약방문' 느낌이 좀 강하다는 거예요.

서구권은 '예방 관리(Preventive Management)'가 기본이라서, 나무가 아프기 전에 미리 가지를 치고 흙을 관리해 줍니다. 반면에 우리는 나무가 쩍 갈라지거나 쓰러지기 직전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지지대를 세우고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특히 제가 놀랐던 건 '흙' 이야기였어요. 노거수 주변에 예쁘게 보도블록을 깔거나 아스팔트를 덮어버리는 거, 여러분도 자주 보셨죠? 전문가들은 그걸 보며 숨이 막힌다고 표현하더라고요. 나무의 뿌리는 숨을 쉬어야 하는데, 사람 편하자고 덮어버린 바닥 때문에 나무가 천천히 질식하고 있다는 비유를 들었을 땐 정말 아차 싶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것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아보리스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예전처럼 그냥 죽은 가지만 대충 치는 게 아니라, 로프를 타고 높이 올라가서 나무의 무게 중심을 맞추고 생육 환경을 전문적으로 개선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다만 여전히 갈 길은 좀 멀어 보입니다.

  • 전문 인력의 부족: 아직은 로프 기술과 생태 지식을 모두 갖춘 베테랑이 부족해요.

  • 데이터의 부재: 나무마다 어떤 관리를 받았는지 체계적인 기록이 더 쌓여야 합니다.

  • 인식의 변화: 나무를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고 비용을 투자하는 문화가 더 퍼져야겠죠.

여러분은 길 가다 마주치는 큰 나무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이제는 "오래됐네"라는 감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저 나무는 숨을 잘 쉬고 있을까?" 하고 한 번쯤 나무 밑동을 살펴봐 주시는 건 어떨까요?


궁금해하실 만한 질문들 모음

Q. 아보리스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한국에도 한국아보리스트협회나 관련 교육 기관이 있어요. 자격증 시험도 있고, 무엇보다 강인한 체력과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이 필수입니다!

Q. 우리 동네 노거수가 아파 보이는데 어디에 신고하나요? A. 보통 관할 시군구청의 녹지과나 산림과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라면 국가에서 관리 예산이 나오거든요.

Q. 나무 수술(외과수술)은 무조건 좋은 건가요? A. 최근에는 오히려 나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게 두는 방식이 선호되기도 해요. 인위적인 충전재가 오히려 나무를 썩게 만들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많거든요. 전문가의 진단이 중요한 이유죠!


마무리

오늘 이렇게 해외 아보리스트의 시선으로 우리 나무들을 살펴봤는데, 어떠셨나요? 저는 정리하면서 우리 주변의 나무들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수백 년의 시간을 버텨온 위대한 생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새삼 존경스러워졌답니다. 앞으로 우리도 그들에 걸맞은 전문적인 대우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에 더 흥미로운 나무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전문적인 학술/정보 사이트

  • 국제수목관리학회 (International Society of Arboriculture, ISA)

  • 국립산림과학원 (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 한국아보리스트협회 (Korea Arborist Assoc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