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에 시골 할머니 댁 근처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잠시 앉아 있었거든요. 어릴 때는 그 나무가 진짜 산처럼 커 보였는데, 지금 봐도 여전히 웅장하더라고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예전만큼 잎이 풍성하지가 않은 거예요. 가지 끝이 말라 있는 걸 보니 마음이 참 묘하대요.
여러분도 여행 가다가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엄청 큰 고목들 본 적 있죠? 우리가 흔히 '노거수'라고 부르는 이 나무들이 요즘 정말 죽을 맛이라고 합니다. 아니, 실제로 죽어가고 있어요. 수백 년, 길게는 천 년을 버틴 생명력인데 대체 왜 지금 와서 무너지는 걸까요?
진짜 문제는 '천천히 달궈지는 냄비' 같아요
기후 변화라고 하면 보통 북극곰이나 해수면 상승을 먼저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땅에 뿌리 박고 사는 나무들한테는 이게 생존이 걸린 공포 영화나 다름없거든요. 나무는 이동을 못 하잖아요. 자기가 태어난 그 자리에서 모든 변화를 몸으로 다 받아내야 하니까요.
특히 노거수들은 나이가 많아서 회복력이 예전 같지 않거든요. 사람도 나이 들면 감기 한 번에 크게 앓는 것처럼 말이에요. 온난화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면 나무는 숨을 더 가쁘게 쉬게 됩니다. 광합성으로 만드는 에너지보다 호흡으로 날려버리는 에너지가 많아지니까, 결국 굶주리는 상태가 되는 거죠.
진짜 속상한 건 뭔지 아세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속부터 타 들어간다는 거예요. 엊그제 뉴스 보니까 지리산 구상나무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는데, 이게 진짜 남 일이 아닙니다. 한두 그루가 아니라 숲 전체가 하얗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아, 진짜 지구가 아프긴 하구나"라는 게 확 느껴지더라고요.
겨울이 춥지 않은 게 나무에겐 재앙이라고?
이게 참 아이러니한 건데, 겨울이 따뜻해지면 나무들이 착각을 해요. "어? 이제 봄인가?" 하고 너무 일찍 잠에서 깨버리는 거죠. 그런데 그러다가 갑자기 꽃샘추위가 닥치면? 새로 돋아난 연약한 조직들이 그대로 얼어 죽습니다. 이걸 '동해'라고 하는데, 노거수들한테는 치명타예요.
예전에 한 수목원 전문가분을 만났을 때 들은 이야기가 아직도 기억나요.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나무도 잠을 푹 자야 건강한데, 겨울이 따뜻하면 자다 깨다를 반복하느라 기력이 다 빠진대요. 우리도 밤새 층간소음 때문에 설잠 자고 나면 다음 날 몸이 천근만근이잖아요. 나무도 똑같나 봐요.
그리고 비가 너무 안 오거나, 반대로 한꺼번에 쏟아붓는 것도 문제예요. 가뭄이 길어지면 노거수의 깊은 뿌리까지 물이 안 닿거든요. 수백 년간 지켜온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니까 나무가 목말라 죽는 거죠. 반대로 폭우가 쏟아지면 지반이 약해져서 그 무거운 몸체를 못 버티고 쓰러지기도 하고요. 진짜 이건 반칙 아닌가요? 수백 년을 버텼는데 날씨 때문에 한순간에 꺾이다니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소한 디테일들
노거수는 단순히 오래된 나무가 아니에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거든요. 그 나무에 깃들어 사는 이끼, 곤충, 새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노거수 한 그루가 사라진다는 건 아파트 한 동이 무너지는 거랑 비슷해요. 그 안에 살던 주민들이 다 집을 잃는 거죠.
저는 가끔 노거수 껍질을 만져보거든요. 거칠거칠하면서도 따뜻한 느낌. 그 껍질 틈새에 수많은 생명이 숨어 있다는 게 진짜 신기하죠? 그런데 기후 변화 때문에 해충들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했어요. 날이 따뜻하니까 벌레들이 죽지도 않고 번식만 엄청나게 하는 거예요. 건강한 젊은 나무라면 좀 버티겠지만, 노령의 나무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제는 우리가 대답할 차례예요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당장 온난화를 멈출 순 없잖아요. 하지만 노거수 주변 환경을 좀 더 세심하게 봐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나무 주변에 시멘트를 너무 가깝게 바르지 않는다거나, 뿌리가 숨 쉴 수 있게 땅을 다지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마을의 수호신이라 불리던 그 든든한 나무들이 하나둘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너무 쓸쓸하지 않나요?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엄마, 저 나무는 왜 말라 죽었어?"라고 물을 때 "우리가 너무 뜨겁게 만들어서 그래"라고 대답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마무리
나무는 잎의 색깔로, 가지의 각도로 계속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나 좀 도와줘, 나 너무 힘들어"라고요. 오늘 길 가다가 오래된 나무를 만난다면 한 번만 유심히 봐주세요. 그 나무가 들려주는 수백 년의 이야기가 끊기지 않도록 우리도 조금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가 이 오래된 친구들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 나눠주세요!
전문적인 학술/정보 사이트
국립산림과학원 (nifos.go.kr)
산림청 노거수 관리 매뉴얼
IPCC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koagi.or.kr)